이 날은 요새에서 만나는 것이 아닌, Salzburg에 있는 현대 미술관에서 만나는 일정이었다.
museum der moderne Salzburg는 도심에 두 군데가 있다. 시내 중심에 한 곳과, 도시 옆 산 위에 있는 한 곳이 있다.
사진에서 좌측이 산에 있는 곳(Mönchsberg) 우측이 시내 중심에 있는 미술관(Rupertinum)이다.
*독일어로 Berg=산, Alt=오래된, stadt=도시 라는 뜻이다.
우리는 시내에 있는 Rupertinum에서 오전에 보기로 했다.
오전에 아주 짧게 퍼포먼스에 대한 구성을 의논하고, 리허설을 했다.
미술관의 벽과 바닥을 몸으로 듣고(귀, 촉감, 움직임) 탐험하는 퍼포먼스이고, 오프리가 말로 우리를 리드하고
우리는 그에 따라 몸을 움직이며 건물을 몸(Somatic)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건물에 매달리기도 하고 바닥을 기어다니고, 기둥에 피부를 대는 등 온도 촉감 벽 안의 소리 등을 듣는 데에 집중했다.
그리고 점심시간 전 도시를 한시간 동안 돌아다니며 오프리가 말한 단어를 실시간으로 사진을 찍어 그룹 채팅방에 공유하는 활동을 했다.
이는 오프리가 이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영상작업의 핵심 주제이기도 해서, 우리는 자유 의지에 따라 오프리의 영상을 보고
와츠앱 그룹 채팅방에서 사진과 단어를 공유했다.
단어는 1. Look up, 2. Safe zone, 3. Sound out, 4. Usual suspect, 5. Silent mode, 6.Common place, 7. echo chamber, 8. negative space, 9.Stay Tuned, 10. Get lost 등이었다.
나는 잘츠부르크에 지내는 동안 데이터 없이 지냈기 때문에 도시를 돌아다니며 마주치는 친구들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단어가 무엇인지 물어보고 사진을 찍어 정리했다.
이 사진을은 모두 미술관측에서 프린트되어 오프리의 영상작업 옆에 맵과 같은 형식으로 전시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점심을 먹고 다시 요새로 가기로 했다.
요새로 도착하고 우리는 listning device를 만들라는 과제를 받았다. 그리고 이 장치는 내일 각자 발표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제를 마치고 저녁에 있는 퍼포먼스를 하러 다시 가야 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약 2시간의 시간만 있었다.
이 시간동안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만들기까지 해야 해서 스트레스가 조금 있던 과제이기도 했다.
그래서 너무 과도하게 크거나 대단한 작품보다는, 재료창고에서 찾을 수 있는 구조체를 찾아 단순하지만 명확하게
작업을 하려고 했다.
나는 꼭 Instrument 형식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많은 반 친구들이 '관'의 형태를 사용하여 몸과 물체사이의 거리를 진공 시켜 확장하거나, 초점을 두도록 했기 때문에
오히려 관의 형태는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수업에서 우리가 주로 하는 것은 몸을 다르게 사용해여 주변 환경을 정보화하는 것인데, 우리가 평소에 듣지 않는 소리는 무엇이고, 그 소리를 어떻게 들을 것인가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던 것 같다.
나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인터넷에 대한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요새 안에있는 여러 스튜디오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것은
반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라우터들이었다. 그래서 그 라우터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 중에,
라우터들은 보통 손이 닿지 않지만, 가려져 있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천장이나 벽의 높은 곳에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재료창고에서 사다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라우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다리라는 표시를 하기 위해
재료창고에서 발견한 네트워크 케이블로 사다리의 연결 체인을 여러 색으로 꼬아 만들었다.
딱딱하지만 예민한 케이블들을 하나하나 웨이빙 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만들고 보니 꽤 귀여웠다(?)
그리고 라우터 앞에 놓거나, 다른 방을 돌아다니며 다른 라우터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도 체크하러 다녔다.
간단히 간식을 먹고 당일 저녁 예정되어 있던 퍼포먼스를 위해 다시 미술관으로 갔다.
우리가 참여한 퍼포먼스와, 이어지는 팟캐스트 퍼포먼스까지 보고 나오니 약 오후 8시가 넘는 시간이었다.
나는 같은 반 로고와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 날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말 꽉 채워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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