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ᴄᴜʙᴇ/ɢᴇʀᴍᴀɴʏ

지식인 보다 친구가 좋다

나는 호기심이 많다. 하고싶은 것도 많아서 이것저것 다 체험하고

해보고 싶고 실제로 해본다. 모르는 분야를 알게 되었을 때

얻는 깨달음도 너무 즐겁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분야의 사람들을

발견하는 것 도 상당히 흥미롭다.

 

나는 이 과정을 즐기긴 하지만, 새로움을 배우기 때문에 필요한

관계들에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들어갈 때도 있어 쉽게 지치거나 피로를 느낀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그 호기심도 관계와 함께 멀어진다.

 

근 일년간 친구,지인들에게 배운 미싱/프로크리에이터, 에이블톤, 렌즈들, 라이노, 네일아트, 홈페이지 코딩 (물론 겉핥기에서 겨우 벗어나는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올 해는 친구들에게 이것저것 많이도 배웠다.

보통 나는 친구들이나 지인에게서 배우는데 (참 복 많게도 주위에 재주꾼들이 많다.)

그들의 공통점은 항상 '나는 사실 그닥 전문가가 아니야' 라고

말하며 알려준다는 것이다. 음, 나에게 전문성은 필요하지 않다.

전문성을 요했으면 아카데미나 정식 코스를 등록했지 싶다.

하지만 이들의 엄청난 장점은, '전문가' 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배우며 익힌 노하우가 있고 그 노하우를 '전지적 초보자'시점에서

정말 친절하게도 알려준다는 것이다. 시작 이라는 발걸음을 뗄 때에는

오히려 그들이 월등히 더욱 선생님 같다.

 

20대 초반에는 정식 코스 혹은 아카데미 같은 곳에 수없이 등록하고

듣고 또 그만큼 많은 지출도 했다. 물론 주위에 물어볼 곳 도 없었고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꼭 어딘가에 가서 등록을 하고 '강사'나 '선생님'에게

가서 배우는 것 이 당연히도 익숙한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마주했던 대부분은 수직적 관계에서 지속되었고 수업이 끝난 후

특별한 이벤트가 없으면 자연스레 서로의 이익을 주고받았으니 윈윈 하고 끝맺음을 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배움에서 오는 교류는 

조금 더 편안히 이어갈 수 있다.

물론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 도 아니고

대단한 의의가 있는 것 도 아니지만, 배움의 지식 뿐만 아니라

시간을 보내고 사람도 함께 천천히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예상보다 더 큰 동기와 끈기가 생기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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