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ᴄᴜʙᴇ/ɢᴇʀᴍᴀɴʏ

가위바위보의 속도

사는 환경이 계속해서 바뀌다보면

주변에 있는 인물들도 변화한다.

 

고립되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환경안에서

나름의 사회망을 구축해야한다. 

아무리 인간관계가 복잡하고 힘들다고 하더라도

혼자 살아갈 수 없으니 말이다.

 

내가 남에게 다가가는 속도가 다르듯

상대가 나에게 다가오는 속도 역시 다르다.

가끔 지나쳐 내가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며

아예 '나에게 관심이 없구나' 라고 생각이 들 정도가 있기도 하다.

 

나는 새로운 관계를 나아가는데 있어서 꽤 느릿느릿하고

수동적인 편이다. 물론 내가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나 사회 안에는

전혀 다른사람 같이 불도저처럼 적극적이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마구마구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오면

그것이 호의이기 때문에 나도 어느정도 적극적으로 반응을 해 준다.

그러다 그것이 내 한계치를 넘어오는 순간

오히려 한 걸음 두 걸음 물러서게 된다.

 

눈에 띄는 다른 벽돌들. 집 앞 지멘스 건물

 

어렸을 때 친구들과 도구가 필요없는 가위바위보 게임을 자주 하곤 했는데

한 발은 앞에, 다른 한 발은 앞 발 뒤에 붙여 마주보고 서서 가위바위보를 하고

이긴 사람은 뒷발을 앞으로 진사람은 앞발을 뒤로 움직이는 규칙이 있다.

두 사람이 골고루 번갈아 이기면 서로 앞 뒤로 왔다갔다 하며 게임은 계속해서 진행되고

한 사람이 독보적으로 전진하면 반대편 사람은 뒤로만 가다

결국 물러설 공간이 없어 지면 게임은 끝난다.

 

나에게는 가위, 바위, 보 라는 세가지의 결정권이 있다.

그것은 온전히 혼자 정해야 하는 것 이기 때문에

상대방은 알 길이 없다. 다른 한 사람 역시도 세가지의 결정권이 있지만

그 역시 나는 모른다. 이 전에 서로의 가위 바위 보 패턴을 보고

읽어내려 하면 할 수 도 있겠지만 게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가고

즉각적으로 몸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이는 대개가 쉽지 않다.

내가 낸 손의 모양과 상관없이 상대가 빠르게 게임을 주도하여 정신없이 게임이 끝나기도 하며

서로가 긴장감을 가지며 오랜 시간동안 진행하기도 한다.

같은 하나의 룰을 가진 단순한 놀이에 불과하지만

누구와 이 게임을 하느냐에 따라 즐거움, 진행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일상에서 나는 생각 없이 다수와 이런 가위바위보의 관계에 있다고 느낀다.

이 복잡 미묘한 게임이 어렸을 때는 정말 단순히도 재미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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